풍경과 상처/속수무책

마치 꿈꾸는 것처럼

latespring 2013. 6. 30. 04:07

 

 

  너의 마음 곁에 나의 마음이 눕는다

  만일 병가를 낼 수 있다면

  인생이 아무려나 병가를 낼 수 있으려고……,

 

  그러나 바퀴마저 그러나 너에게 나를

  그러나 어리숙함이여

 

  햇살은 술이었는가

  대마잎을 말아 피던 기억이 왠지 봄햇살 속엔 있어

 

  내 마음 곁에 누운 너의 마음도 내게 묻는다

  무엇 때문에 넌 내 곁에 누웠지? 네가 좋으니까, 믿겠니? 

  믿다니!

 

  내 마음아 이제 갈 때가 되었다네

  마음끼리 살 섞는 방법은 없을까

  조사는 쌀 구하러 저자로 내려오고 루핑집 낮잠자는 여자여 마침 봄이라서 화월지풍에 여자는 아픈데

  조사야 쌀 한줌 줄 테니 내게 그 몸을 내줄라우

 

  네 마음은 이미 떠났니?

  내 마음아, 너도 진정 가는 거니?

 

  돌아가 밥을 한솥 해놓고 솥을 허벅지에 끼고 먹고 싶다 마치 꿈처럼

  잠드는 것처럼

  죽는다는 것처럼

 

 

                                                                                                 - 허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