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상처/영화 이야기

The garden of words(2013)

latespring 2013. 7. 16. 15:28

 

 


  북상한 장마전선 내려올 줄 모르니, 장마철에 비 그리워진다.

  그 와중에 보게 된 언어의 정원... 제목부터 나를 당긴다.


  화면을 쉴 새 없이 그어대는 빗방울들이 평면에 수직을 불어 넣는다.

  떨어지는 비.

  맥주와 초콜릿의 그녀, 노트에 연필로 사각사각 구두를 스케치하는 그.

  도끼도끼, 이로이로... 좋은 울림을 갖는 말들이 그녀와 그의 간격을 채운다. 


  비가 오면 만날 수 있다. 

  비가 오지 않으니 만나지 못한다.

  우연히 만나니, 비가 내린다.


  성질이 다른 두 기단이 만나 만들어지는 장마전선, 한 때다. 한 때 쏟아붓는다.

  그녀와 그, 한 때 만나 마음을 쏟는다. 

  

  엔딩크레딧 뒤에 눈 내리는 정원의 벤치... 그가 그녀의 편지를 읽으며 이야기가 끝난다.

  한겨울에 떠올리는 한여름의 추억은 어떨까.

  정원에 앉아 있는 그에게 눈과 비는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