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상처/속수무책

내 온몸 그대가 되어

latespring 2013. 5. 19. 14:10



  이제 나는 그대를 기다리지 않겠네

  온통 그대가 되어 있는 내 가슴

  내가 되어 다가오는 그대를 기다릴 뿐


  전봇대는 다음 전봇대가 보이는 곳에 서 있고

  전깃줄로 흐르는 보이지 않는 빛나는 그리움

  푸른 강을 건너고 푸른 산을 넘어 넘고 말어

  따뜻한 알전구로 그대 꽃피울 내 마음


  이제 그대도 나를 기다리지 마라

  온통 내가 되어 있는 그대 가슴으로

  그대가 되어 다가가는 나를 기다려다오



                                             - 함민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