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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밥

by latespring 2020. 12. 31.

  시 한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 긍정적인 밥, 함민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