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18.
첫문장 혼비씨,라고 처음 불러봅니다.
"Keep the sunshine. 햇살을 간직해." (24쪽)
"Keep the moonlight. 달빛을 간직해."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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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 햇볕과 햇빛의 차이
남의 편지 엿보니 마음이 간질간질
2023. 7. 25.
저는 혼비씨를 비롯해서 누구에게도 아직 '어른'으로 본을 보일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여러 번의 여름을 보내고 나서 알게 된 것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가마~~~ 있다보먄 1주일 뒤, 길어도 2주일 뒤에는 이렇게까지는 덥지 않게 된다는 것. 그러다보면 금세 바람이 서늘해진다는 것, 나뭇잎들이 초록을 잃어가다가 문득 여름의 선명함이 그리워진다는 것을요. 그렇게 몇 차례의 여름과 겨울이 둥글게 순서를 돌고 나면 도저히 가만히 있질 못하고 뛰어다니며 땀을 뻘뻘 흘리던 아이들도 어느새 어른이 되어 이런 말을 하고 있을지 몰라요. "느그, 가마~~~있으면 마 한개도 안 듭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저는 어른이 된 것도 같습니다. (35쪽)
한 번에 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부터 제 말 속에서 얄짤없이 '얄'자를 없애고, '얄'뒤에 숨어 있던 미움과 대면하면서, 미움을 미움 그대로 받아들여야 그 미움을 비로소 해소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동안 충분히 해소될 수도 있던 미움들이 '얄'자에 막혀 오히려 쌓여가고 있었던 거에요. 그러니까 미워할 용기는 미워하지 않을 용기, 나아가 사랑할 용기의 시작점이기도 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물론 미움을 꼭 버려야 할 나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갖고 있으면 있는 만큼 저의 에너지와 감정을 소진시키는 건 분명하니까요. 꼭 품어야 할 미움만을 정확하게 골라내고 나머지는 계속 버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요. (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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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 여름밤
2023. 8. 17.
혼비씨, 계절을 돌아 첫 편지를 보냈던 늦봄에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191쪽)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봄과 밤이 손을 잡고 함께 깊어져가고 있는 시간에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199쪽)
선우씨의 편지는 저에게 또하나의 절기였습니다. (202쪽)
한 시절 저의 든든한 절기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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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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