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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상처/속수무책

선잠

by latespring 2022. 12. 13.

 

  그해 우리는

  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함께 마주하던 졸음이었습니다

 

  남들이 하고 사는 일들은

  우리도 다 하고 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발을 툭툭 건드리던 발이었다가

  화음도 없는 노래를 부르는 입이었다가

 

  고개를 돌려 마르지 않은

  새 녘을 바라보는 기대였다가

 

  잠에 든 것도 잊고

  다시 눈을 감는 선잠이었습니다

 

                                        - 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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