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을 쉰지 세 달이 지났다. 쉬고 있다기 보다는 벗어나 있다는 느낌이다. 그때는 지금이 상상이 안됐는데, 지금은 그때가 낯설다. 시간은 잘도 간다. 1/12, 1/6, 1/4... 누적되는 시간의 힘은 크다.
2.
그리움도 누적될까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리움의 시간은 하루하루 누적돼도 결국 한 점에 이르는 수렴에 가깝지 않을까. 시간이 수없이 밀려오는 파도라면, 그리움은 저 멀리 있는 수평선과 비슷하리라는 쓸데없는 생각들.
3.
감각은 그리움처럼 한 점으로 남지도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사랑하는 이를 품에 안았던 순간들... 그 느낌들은 순간이 지나면 바로 휘발되어 버리는 것인지... 뒤늦게 떠올려 보려 해도 어렴풋하게도 잡히지 않는다. 마치 파도 위로 불어오는 바람과 같아서, 느꼈을 쯤엔 이미 내 곁에 없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