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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

NLDS

by latespring 2013. 10. 9.



  공 하나를 잘 못 던져서, 자신이, 자신이 속한 팀이 한 시즌(1년)을 망쳤다고 보면 그건 너무도 눈물날 지경이다. 그런데 야구에서 그러한 경기들이 종종 일어난다.

  야구에서 그런 투구를 흔히 실투라 한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상대편 타자의 배트에 잘 맞았을 때, 그게 바로 실투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던져도 타자의 헛스윙이 나올 수 있는데, 그때는 실투가 아니다. 

  결국은 결과론이다. 한가운데  던져도 상대방이 그것을 때려 내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결국 실투냐, 스트라이크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투수입장에서 보면 과정은 똑같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다. 이를 악물고 100구를 던져도 결국 하나의 실투때문에 투수는 패전투수라는 멍에를 뒤짚어 쓴다. 그때 투수(投手)는 투수(鬪手)가 되는 것 같다. 결국 점수를 내는 건 타자이지만, 그 점수를 내지 못하게 하는게 투수의 임무이다. 

  나, 투수다. 내 뒤로 몇 명의 야수들이 있고, 그들은 내가 실점하지 않을 수도, 실점 할 수도 있게도 한다. 승부의 행방이 9회말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지금 내 인생 3회 초에 나는 어떤 공을 쥐고, 어떻게 던져야 할까. 직구와 변화구 중에 무엇을 던져야 할까. 단지 아웃카운트 하나의 공일지도 모르른다. 하지만 그 하나의 공이 나를 마운드에서 내려 보낼지, 아니면 나를 승리투수로 만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뭘 던저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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