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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상처/속수무책

아무리 기다려도 겨울만 온다

by latespring 2024. 12. 11.

 

  복잡한 부분을 긁어보았지만

  여전히 복잡해요

 

  나중이 되면

  볼품 있을 텐데 지금은 마당에 널린

  잔가지나 다름없어요

 

  봄

  여름

  가을을

  잔쯕 공들였는데

 

  이게 웬 겨울인가요

 

  산뜻한 걸 기대했는데

  입 삐뚤어진 겨울이라니요

 

  엄살에도 쉽게 따뜻해지지 않아요

  구석에서 더 구석으로 자릴 옮겨도

  차가운 구석뿐이에요

 

  삼 년 버틴 겨울이지만

  아직 인사 나누는 사이 아니에요

 

  남들은 말하죠 소복하게 쌓인

  백지 위를 걷고 넘어지는 것이

  얼마나 괜찮냐고

 

  난 괜찮지 않아요

 

  거짓말로는 녹지 않으니까요

 

                                  - 이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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