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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상처/책 이야기

태엽감는새2

by latespring 2013. 6. 17.



  몇 번이나 잠에 빠지고, 그리고 같은 횟수만큼 눈을 떴다. 비행기 좌석에서 자는 것처럼 불안정하고 편안하지 않았다. 깊은 잠이 찾아와야 할 찰나에 문득 몸을 뒤척여 잠에서 깨어나기도 하고, 생생한 감각이 되살아나야 할 찰나에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 들기도 했다. 끝이 없는 반복이었다. 빛의 변화가 결여되어 있는 탓으로 시간은 바퀴가 느슨해진 차처럼 불안정했고, 옹색하고 자연스럽지 못한 자세는 조금씩 내 몸으로부터 안정을 빼앗아 갔다. 눈을 감을 때마다 나는 손목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했다. 시간의 흐름은 더디고 일정하지 않았다. (155쪽)


――

일상의 미스테리. 꿈 속의 영겁과 현실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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